2024.04.17(수)
신명기 7장 1-11절(구p.272)
염덕균 목사
<본문>
◎ 1 내가 오늘 명하는 모든 명령을 너희는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고 번성하고 여호와께서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차지하리라
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3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4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
5 너는 사람이 그 아들을 징계함 같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징계하시는 줄 마음에 생각하고
6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를 경외할지니라
7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아름다운 땅에 이르게 하시나니 그 곳은 골짜기든지 산지든지 시내와 분천과 샘이 흐르고
8 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나무와 꿀의 소산지라
9 네가 먹을 것에 모자람이 없고 네게 아무 부족함이 없는 땅이며 그 땅의 돌은 철이요 산에서는 동을 캘 것이라
10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옥토를 네게 주셨음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하리라
11 내가 오늘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법도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삼갈지어다
<해설>
오늘 함께 읽은 본문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그들이 지켜야 할 원칙들을 제시해 주십니다. 오늘 본문이 제시하는 원칙은 그들이 들어가는 가나안 족속과 혼인하지도 말고, 조약을 맺지 말고, 오히려 그들을 진멸하라는 것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한 부족, 혹은 한 민족이 이주에 들어간 땅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적응하기에 가장 쉽고 용이한 방법은 그곳에 거주하는 자들과 ‘혼인’을 통해 친인척 관계를 맺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대에 ‘혼인’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과 개인, 가정과 가정 사이에 대소사가 아니라 부족과 부족, 민족과 민족 사이에 외교적 관계를 맺는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족속들과 혼인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조약을 맺지 말라’라는 말과도 그대로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는 그 어떤 족속과도 조약을 맺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거래하며, 그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 땅에 정착할 생각하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이 명령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들이 들어간 땅에서 ‘구별된 삶’을 살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런 ‘구별된 삶’을 요청하시는 것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별 된 삶을 살지 않을 때, 그 땅의 족속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유혹하여 자신들과 동일한 모습으로 변질시키려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가 하나님께 속하여 세상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을 결코 좋게 보아주지 않는 세상입니다. 좋게 봐주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그것을 싫어하고 미워합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을 놓고 말하자면 자신들의 악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내기 때문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현실을 두고 보자면 공중 권세 잡은 자인 사탄이 하나님 백성의 구별된 삶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백성의 ‘구별된 삶’을 요구하심으로써 그들이 가나안 족속들의 악한 삶에 물들지 않기를 요구하고 계십니다.
이어서 두 번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거룩한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거룩한 백성으로 택하여 구별하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하게 살았기 때문에’ 택하여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을 ‘먼저 택하여’ 구별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셨다’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셨다’라는 의미입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함’을 보고 그들을 사랑하셨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심으로 그들을 ‘택하여 구별하셨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구별 된 삶’,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가르치는 것은 ‘선택 받기 위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자격과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자들만이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 된 경지와 수준에 다다를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을 소위 ‘선택 받은 자들’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구별’은 정반대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구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택하여 주시고,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 은혜와 그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를 택하신 분의 뜻을 따라 거룩하고 정결한 백성으로 살아갈 동기로 작용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힘써야 할 일은 그저 우리의 행위 자체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힘써야 할 일은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랍고 위대한 것인가를 날마다 확인하고 묵상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와 비참이 얼마나 큰 지를 확인하고, 그 죄와 비참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사 구원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헤와 사랑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이 사랑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난과 피흘림과 죽으심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죄와 비참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발견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바로 그 십자가에서 우리를 구원해 내시기 위해서 아들을 내어주신 성부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를 구원해 내시기 위해서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성자 예수님의 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거룩하고 구별 된 백성으로 살아가라는 하나님의 이 부르심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바로 이 구별된 삶을 위해, 그저 우리의 겉으로 드러낸 행동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값없이, 조건 없이, 사랑하여 택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묵상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이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삶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기도제목>
1. 구별된 삶으로의 부르심이 얼마나 복되고 영광스러운 부르심인지를 깨닫는 마음을 주시도록.
2. 구별된 삶을 위해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깨닫는 우리가 되도록.
3. [주보] 질병 가운데 있는 이들을 치유해 주시고, 여러 어려움 가운데 있는 자들의 도움이 되어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