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토)
신명기 11장 18-32절(구p.279)
염덕균 목사
<본문>
◎ 18 이러므로 너희는 나의 이 말을 너희의 마음과 뜻에 두고 또 그것을 너희의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너희 미간에 붙여 표를 삼으며
19 또 그것을 너희의 자녀에게 가르치며 집에 앉아 있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고
20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하라
21 그리하면 여호와께서 너희 조상들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서 너희의 날과 너희의 자녀의 날이 많아서 하늘이 땅을 덮는 날과 같으리라
22 너희가 만일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이 모든 명령을 잘 지켜 행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모든 도를 행하여 그에게 의지하면
23 여호와께서 그 모든 나라 백성을 너희 앞에서 다 쫓아내실 것이라 너희가 너희보다 강대한 나라들을 차지할 것인즉
24 너희의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다 너희의 소유가 되리니 너희의 경계는 곧 광야에서부터 레바논까지와 유브라데 강에서부터 서해까지라
25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밟는 모든 땅 사람들에게 너희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게 하시리니 너희를 능히 당할 사람이 없으리라
26 내가 오늘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두나니
27 너희가 만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들으면 복이 될 것이요
28 너희가 만일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도에서 돌이켜 떠나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듣지 아니하고 본래 알지 못하던 다른 신들을 따르면 저주를 받으리라
29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너를 인도하여 들이실 때에 너는 그리심 산에서 축복을 선포하고 에발 산에서 저주를 선포하라
30 이 두 산은 요단 강 저쪽 곧 해지는 쪽으로 가는 길 뒤 길갈 맞은편 모레 상수리나무 곁의 아라바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의 땅에 있지 아니하냐
31 너희가 요단을 건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하려 하나니 반드시 그것을 차지하여 거기 거주할지라
32 내가 오늘 너희 앞에 베푸는 모든 규례와 법도를 너희는 지켜 행할지니라
<해설>
오늘 함께 읽은 말씀은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복과 저주’에 관해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선 18-25절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복’ 가운데 거주하는 길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요. 18-20절 말씀입니다. “이러므로 너희는 나의 이 말을 너희의 마음과 뜻에 두고 또 그것을 너희의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너희 미간에 붙여 표를 삼으며 또 그것을 너희의 자녀에게 가르치며 집에 앉아 있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하라”(신 11:18-20)
이 말씀은 이전에 살펴보았던 신명기 6장. 곧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고백서’와도 같은 ‘쉐마’ 말씀에 그대로 담겨 있는 말씀입니다. (신명기 6장 말씀을 살필 때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었습니다만,) 여기서 사용된 표현들은 그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의 다양한 부분을 가리키고 있는 표현들인데요.
‘손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행동’을 나타내고, ‘미간’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관’을 의미합니다. ‘집에 앉아 있다’라는 말은 우리의 사적인 영역을, ‘길을 갈 때’라는 말은, 삶의 공적 영역을 의미합니다. ‘누워있을 때나 일어날 때’라는 말은 아침에 깨고 저녁에 누울 때까지를 의미하는 말로, 곧 ‘하루 온 종일’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우리로 하여금 그야말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함을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즉, 우리의 삶의 구석구석이 하나님의 말씀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복과 은혜를 누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말씀을 지키고 따르는 것’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는 것’, 이 둘이 별개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에게 ‘복’을 허락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즉, 하나님과 우리의 사이가 일종의 ‘거래 관계’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말씀을 따르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것은 곧 ‘말씀을 따르고, 그 안에 머무는 삶’, 그 자체가 복되고 영광스러운 삶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제시하는 삶은 선하고 의로운 삶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의롭고 선하다’라고 말하려면 거기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돈이 없어 굶주리지 않고, 가족들 모두가 건강하며, 이 땅에서의 성공과 번영을 ‘선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사람이 자신이 가진 자원과 능력을 따라서 뛰어난 자는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열등한 자는 더 적은 것을 누리는 것을 ‘의로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러한 생각을 가진 자들에게 선함과 의로움이란 모든 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요구하시는 나누고, 베풀며, 섬기고, 낮아지는 삶은 결코 선하고 의로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자들에게는 말씀을 따르는 삶이라고 하는 것이 결코 ‘복된 인생’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말씀에 사로잡혀 있는 자, 말씀의 영향과 지배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선함과 의로움’의 기준은 결코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선함과 의로움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성품을 반영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와 긍휼을 드러내며, 때로는 그 일을 위해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과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온 세상의 창조주이시요, 가장 의롭고 거룩하며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말씀을 통한 우리의 순종이 그릇이 되어 담아내고, 드러내는 삶의 모습입니다. 바로 이것이 말씀에 순종하는 자, 삶의 일거수일투족을 말씀의 영향력 아래에 사로잡혀 있는 자에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복에 ‘더하여’ 다른 추가적인 약속들도 허락하십니다. 장수의 복, 땅을 차지하는 복, 대적들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복들도 허락하십니다. 이 모든 것들은 말씀을 지키며 따르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베푸시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말씀을 지키는 자들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보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은혜’로 베푸시는 선물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번에 공부 열심히 하면 핸드폰을 사줄게”라고 약속을 한다고 했을 때, 이것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계약과 거래’의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 본인이 공부를 통해서 세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분별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자녀 스스로가 공부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가 좋아하고 기뻐할 만한 선물을 약속함으로써 자녀를 ‘자질과 능력을 갖추는 자리’까지 이끌어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복에 대한 약속 뿐만 아니라, 저주에 대한 약속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복과 함께 저주도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미워하셔서 그들을 내버리시겠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자녀가 품행이 바르지 않을 때, 부모가 매를 드는 것은 그 자녀를 미워하거나, 내버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단정치 못한 품행들이 반복되어 그것이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을 형성하게 되었을 때, 그로 인해 겪게 될 지도 모르는 더 큰 악과 재앙으로부터 자녀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복’을 약속하시면서도 우리를 향한 사랑을 드러내시지만, ‘저주’를 약속하시면서도 동일하게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 나가시며 바로 그 ‘말씀을 담아내는 자’로서의 복과 은혜를 누리도록 인도하십니다.
<기도제목>
1. 말씀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치며, 말씀이 우리의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될 것을 사모하도록.
2. 말씀을 따르는 삶을 통해, 다른 보상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순종하는 삶 그 자체를 가장 큰 복으로 여길 수 있도록.
3. [주보] 예배의 자리에 나아와 서로를 살피고 돌아보며, 피차 서로 권면하여 하나님 안에 굳건히 서는 교회가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