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6(화)
열왕기상 6장 1-13절(구약p.519)
염덕균 목사
<본문>
◎ 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
2 솔로몬 왕이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한 성전은 길이가 육십 규빗이요 너비가 이십 규빗이요 높이가 삼십 규빗이며
3 성전의 성소 앞 주랑의 길이는 성전의 너비와 같이 이십 규빗이요 그 너비는 성전 앞에서부터 십 규빗이며
4 성전을 위하여 창틀 있는 붙박이 창문을 내고
5 또 성전의 벽 곧 성소와 지성소의 벽에 연접하여 돌아가며 다락들을 건축하되 다락마다 돌아가며 골방들을 만들었으니
6 하층 다락의 너비는 다섯 규빗이요 중층 다락의 너비는 여섯 규빗이요 셋째 층 다락의 너비는 일곱 규빗이라 성전의 벽 바깥으로 돌아가며 턱을 내어 골방 들보들로 성전의 벽에 박히지 아니하게 하였으며
7 이 성전은 건축할 때에 돌을 그 뜨는 곳에서 다듬고 가져다가 건축하였으므로 건축하는 동안에 성전 속에서는 방망이나 도끼나 모든 철 연장 소리가 들리지 아니하였으며
8 중층 골방의 문은 성전 오른쪽에 있는데 나사 모양 층계로 말미암아 하층에서 중층에 오르고 중층에서 셋째 층에 오르게 하였더라
9 성전의 건축을 마치니라 그 성전은 백향목 서까래와 널판으로 덮었고
10 또 온 성전으로 돌아가며 높이가 다섯 규빗 되는 다락방을 건축하되 백향목 들보로 성전에 연접하게 하였더라
11 여호와의 말씀이 솔로몬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12 네가 지금 이 성전을 건축하니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내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한 말을 네게 확실히 이룰 것이요
13 내가 또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에 거하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아니하리라 하셨더라
<해설>
오늘 본문은 솔로몬의 성전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문은 이 시기를 가리켜서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480년”만에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1절).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성전 건축 시기’를 이야기 하면서 그 기준으로 ‘출애굽’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다시 한 번, 이스라엘 백성들의 정체성이 ‘출애굽’이라고 하는 사건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출애굽’이란 이스라엘 백성들 스스로가 애굽을 향한 반란을 일으켜서 성취해 낸 사건이 아닙니다. 출애굽. 즉, 애굽으로부터의 탈출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구원 행위’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조상들,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맺은 언약을 따라,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해 주신 사건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에게 ‘출애굽’은 자신들이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무엇에 기반하고 있는 지를 기억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와 기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바로 이 솔로몬 성전 건축 시기를 ‘출애굽’에 기준하여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솔로몬을 통해 건축 되는 이 성전의 역할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출애굽’이 가지는 의미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어서 본문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한 시기가, 솔로몬의 즉위 4년 째 되던 해라고 말해줍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성전 건축이 솔로몬 통치 극 초기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솔로몬이 이토록 빠른 시기에 성전 건축을 시작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이 성전 건축을 위해서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이 이미 많은 부분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입니다(대상 22장).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했던 다윗의 열망이, 비록 스스로는 성전을 건축할 수 없지만, 자신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될 자가 성전을 건축 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갖추도록 했던 것입니다.
이어서 솔로몬이 빠른 시기에 성전을 건축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어제 새벽에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솔로몬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 왕위, 태평성대, 지혜 등이 바로 이 ‘성전 건축’을 위해 주어진 것임을 기억하며 모든 관심과 노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렇게 솔로몬 성전의 건축은 별다른 지체함 없이 매우 빠른 시기에 시작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다윗의 마음과 준비, 그리고 그 다윗과 동일한 마음을 지닌 사명에 투철한 솔로몬의 열심 덕분에 성전 건축이 원활하게 진행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전의 외부 공사가 진행되었는데요. 그 규모를 보자면, 길이가 60규빗, 폭이 20규빗, 높이가 30규빗입니다. 이것을 현대의 미터법으로 환산해 보자면 대략적으로 길이가 약 30미터, 너비가 약 10미터, 높이가 약 20미터 정도입니다. 이것을 출애굽 당시 성막의 크기와 비교해 보자면, 길이와 폭과 높이에 있어서 약 3배씩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을 출애굽 당시 성막과 비교해 보자면, 그 규모나 사용된 재료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성막은 이동을 위해서 손쉽게 설치하고 또 철거하기 위해서 비교적 가벼운 재료들이 사용된 반면에, 성전은 한번 건축하고 나면 옮길 일이 없기에 무겁고 튼튼한 재료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만큼 비용과 인력,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매우 큰 대규모의 공사였습니다.
그렇게 성전 외부 공사가 다 마무리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오늘 본문 11절 말씀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솔로몬에게 임하여 이르시되”(11절) 성전 외부 공사가 마무리 되었을 때 여호와의 말씀이 솔로몬에게 임했습니다. 성전을 통해 기대하는 바로 그 일, 곧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렇게 나타나신 하나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십니까? 본문 12-13절 말씀입니다. “네가 지금 이 성전을 건축하니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내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한 말을 네게 확실히 이룰 것이요 내가 또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에 거하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아니하리라 하셨더라”(12-13절)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신 내용, 그것은 “내 율례와 내 계명을 지켜 행하라”라는 내용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솔로몬에게 주신 말씀은 무언가 새롭고 특별한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솔로몬에게 주신 말씀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처음 율법을 주실 당시와 동일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 말씀을 성전 외벽 공사가 다 마무리 된 시점에 주신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이라고 하는 사명을 부여하셨고, 솔로몬 또한 그 사명에 충실하게 그 일을 잘 감당해 낸 것도 사실이지만, ‘성전 건축’이라고 하는 그 일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성전’이 존재하는 이유, 그들에게 ‘성전’을 허락하신 그 이유를 분명하게 견지하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삶이란 무엇입니까? 조금 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여호와의 법도와 율례, 곧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헌데 안타까운 사실은 지난날 한국 교회가 ‘성전에 출입하는 자의 삶’ 보다는 ‘건물로서의 성전’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며 집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자신들이 쌓아 올린 ‘교회 건물’을 ‘성전’이라고 부르며, 저마다 더 크고 화려한 건물을 짓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회에 따라서는 ‘OO교회 OO성전’이라 부르며, 마치 체인점을 내듯이 교회당 건물을 지어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마치 이 세상을 향한 교회와 기독교의 영향력이 펼쳐져 나가는 것처럼 여기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건물을 출입하는 자들의 삶, 곧 그들의 생각과 말과 행실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을 인정해 줌으로써 교회는 더욱 쇠퇴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여러 목사들과 설교자들이 지겹도록 이야기해 왔지만, 한국 교회 성도들의 입술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표현이 교회 건물을 가리켜 ‘성전’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 건물은 ‘성전’이 아닙니다. 교회 건물을 ‘성전’이라 부르는 것은, 참 성전으로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신 그리스도의 사역과 복음을 만홀히 여기는 신성모독의 죄입니다. 우리의 시선과 마음이 외적인 건물을 통해 표현이 되는 크기, 규모, 화려함 등에 초점이 맞추어 져 있을 때, 그것은 하나님께서 성전을 주신 본래의 목적과 의미를 상실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참 성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을 공급하시며, 우리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성전으로 지어져 가시길 바라고 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말씀에 신실하게 반응함으로써 순종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건물로서의 성전'이 아니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말씀에 반응하는 자로 살아갈 때,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것을 더욱 분명하고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제목]
1. ‘건물’로서의 성전이 아니라, 말씀에 신실하게 반응하며, 순종하는 자로 살아가게 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참 성전으로 지어져 가도록.
2. [주보] 연로하신 분들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교회의 자녀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며, 영육 간에 강건함을 더하여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