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4(화)
누가복음 17장 20-37절(신p.126)
<본문>
◎ 20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21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22 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때가 이르리니 너희가 인자의 날 하루를 보고자 하되 보지 못하리라
23 사람이 너희에게 말하되 보라 저기 있다 보라 여기 있다 하리라 그러나 너희는 가지도 말고 따르지도 말라
24 번개가 하늘 아래 이쪽에서 번쩍이어 하늘 아래 저쪽까지 비침같이 인자도 자기 날에 그러하리라
25 그러나 그가 먼저 많은 고난을 받으며 이 세대에게 버린 바 되어야 할지니라
26 노아의 때에 된 것과 같이 인자의 때에도 그러하리라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더니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망시켰으며
28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29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오듯 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30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
31 그 날에 만일 사람이 지붕 위에 있고 그의 세간이 그 집 안에 있으면 그것을 가지러 내려가지 말 것이요 밭에 있는 자도 그와 같이 뒤로 돌이키지 말 것이니라
32 롯의 처를 기억하라
33 무릇 자기 목숨을 보전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살리리라
34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밤에 둘이 한 자리에 누워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얻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35 두 여자가 함께 맷돌을 갈고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얻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
36 (없음)
37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어디오니이까 이르시되 주검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이느니라 하시니라
<해설>
오늘 본문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때’에 관한 바리새인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 임할 지를 묻습니다. 이때 바리새인들이 이것을 질문한 데에는 몇 가지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며 다니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귀신 들린 자들을 치유하시고, 복음을 전파하시는 과정에서 늘 하나님 나라를 전하셨습니다. (참고: 눅 4:43; 6:20; 7:28; 8:1, 10; 9:2, 11, 27, 60, 62; 10:9, 11; 11:20; 13:18, 20, 28-29; 14:15; 16:16)특히 예수님께서는 치유와 회복을 경험 자들에게 “너희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으로 말미암아서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셨던 겁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은 이러한 사실 곧, 예수님으로 인해 하나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서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것을 인정하면 곧 예수님께서 하나님이 보내신 분임을 인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어서 바리새인들이 하나님 나라가 언제 임하는지 물어본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 전에는 크고 놀라운 징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그들은 하나님 나라가 올 때 있어야 할 어떤 특별한 표적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바리새인들이 생각할 때에 예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들은 비록 놀라운 일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나님 나라의 임함’을 보여주는 그런 ‘표적’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 “하나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라고 예수님을 시험하듯이 질문한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 나라의 임함’과 관련 된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크게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첫째,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때,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가 임할 때에 매우 크고 놀라운 격변과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 그런 놀라운 표적과 사건들을 동반하며 임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21절). 이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 안’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너희 안’이라는 표현은 ‘너희들 가운데’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그들 가운데 임했다는 사실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그들 가운데 임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그것은 우리가 이미 여러 번 확인한 것처럼 예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임하신 사건, 예수님을 통해서 성취되는 하나님의 말씀, 예수님을 통해서 그들이 경험하는 회복의 경험들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 위에 예수님께서 오시는 것으로 이미 그들 가운데 시작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하신 놀라운 사역들과 가르침들을 통해서 이미 구현되고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통해서 이미 임했고, 또 펼쳐져 가고 있는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을 향해서는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를 말씀하시던 예수님께서는 본문 22절부터는 제자들에게 장차 임할 ‘인자의 날’, 곧 ‘마지막 때’의 일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때’에 관해 묻는 바리새인들에게는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임했다 말씀하시고서는 정작 제자들에게는 ‘장차 임할 인자의 날’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던 ‘인자의 날’, ‘인자의 때’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고 계신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 ‘인자의 날’이 지닌 성격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자의 날’, 장차 임할 ‘심판의 날’이 어떤 모습으로 임할지 말씀하시는데요. 예수님께서는 ‘노아의 때’와 ‘롯의 때’, 즉 ‘홍수 심판’, ‘소돔과 고모라 심판’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심판을 받아 멸망한 당시 사람들의 대표적인 모습은 무엇입니까?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사고 팔고 심고 집을 짓는” 모습입니다.
그러면 이때 말하는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사고 팔고 심고 집을 짓는 모습은 어떤 모습을 의미할까요? 심판 받던 시대 사람들의 모습이니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사치스럽게 사고팔고 즐기는 모습이었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의 의미는 ‘심판의 날’, ‘심판의 시대’, 심판을 받던 자들의 삶의 모습이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던 자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아 시대 사람들이, 롯 때의 소돔과 고모라 사람들이, 다른 시대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많이 악하고, 특별히 더 많이 타락했기 때문에,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상적인 삶들’을 살아가던 중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누군가는 데려감을 받고, 누군가는 버려둠을 당하게 됩니다. 동일하게 ‘일상’을 살던 자들 중에 누군가는 건짐을 받고, 누군가는 버림을 받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자가 건짐을 받고, 어떤 자가 버림을 받게 된다는 말입니까? 그것은 바로,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가 임했음을 믿고 의지하는 자들은 건짐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버림을 받습니다. 동일한 일상을 살더라도 예수님을 통해 임한 하나님 나라에 속한 자들은 건짐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버림을 받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에게는 ‘인자의 때와 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지금 이곳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그 때와 표적에 관한 이야기는 철저히 감추어져 있습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고 누리지 못하는 자들에게 그 때와 시기에 관한 이야기는 허황된 망상과 상상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을 통해 이곳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믿고 받는 자들은 그 때와 시기와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상을 충실히 살아갑니다. 마지막 때에 임할 어떤 특별한 징조나 표적을 찾기보다,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 회복시켜주신 그 하나님 나라를 기억하며 우리에게 맡겨진 일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에 속한 백성으로서 성실하고 충성된 자로 살아갑니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대에도 그러하지만 ‘종말’에 관한 수많은 거짓 교훈과 가르침들이 우리 성도들을 미혹합니다. 이러한 말들, 저러한 말들로 심판의 날이 가까이 왔으니 일상을 내팽개치고, 무언가 새롭고 특별한 종교적 활동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들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종말을 대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자세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미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게 해 주셨음을 기역하며 그 나라에 속한 백성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을 성실함으로 감당하는 모습입니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이런 저런 거짓 교훈과 가르침을 멀리하며, 이미 하나님 나라에 속한 백성으로서, 장차 다시 오실 예수님께서 완성하실 그 나라를 고대하며 대망하는 저와 우리 대흥교회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기도제목>
1.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이미 하나님 나라에 속한 백성으로서, 또한 예수님께서 완성하실 그 나라를 고대하는 믿음과 마음을 주시길.
2. 종말에 관한 거짓 교훈과 가르침에 미혹되지 않고, 바른 진리 안에 거하는 우리가 되도록.
3. [주보] 직분자들이 은혜와 사랑으로 섬김의 자리를 감당하게 하시고, 모든 성도들이 거룩한 삶을 통해 복음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감당하도록.